산티아고 순례길 1st. [ French Route 2023 ] 06. April
<Day04> Pamplona → Puente la Reina, 23.65km
산티아고 순례길 4일차: 팜플로나 - 푸엔테 라 레이나(23.65km)
* 팜플로나(Pamplona)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로.....
팜플로나(Pamplona)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까지의 길은 약 24km에 이르는 이 구간으로 나에게는 힘든 기억으로 잊을 수 없는 여정이다. 초반의 도시 풍경, 중반의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ón)을 넘어야 하는 도전과 시련, 그리고 마지막으로 푸엔테 라 레이나의 중세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다.
피곤하고 아픔 속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눈을 떴다.
어제 함께 했던 독일인 동행이 보이질 않는다.
그는 인사도 없이 먼저 출발한 것이다.
어제 하루 종일 함께 했던 동행과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것이다.
사과 하나를 아침으로 먹고, 6시 즈음에 배낭을 메고 알베르게를 나왔다.
팜플로나(pamplona) 시가지를 나와
시수르 메노르(Cizur Menor)언덕을 지나
풍력발전기의 풍차들이 많이 돌아가고 있는 더 높은 언덕 사리키에기(Zariquequi)를 지나
790m 고지의 언덕을 향해 오르막길을 땀흘리며 오른다.
이 고지는 페로돈 고개라는 '용서의 언덕'(Alto de Perdon)으로 불린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마태복음 6:12)
힘겹게 용서의 언덕에 올라
'누가 누구를 용서하는가?'를 자문해본다.
'나는 용서해 줄, 용서 받을 자격이 있나?'
내가 나를 용납하는 것은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내가 나를 용납하며 언덕을 내려간다.
'여왕의 다리' 라는 뜻의 푸엔테라레이나로 항한다.
많은 순례자들이 절뚝 거리는 나를 보며 '괜찮냐?" "뭐 도와줄까?"를 물었고
내가 "괜찮다"고 답하니 "힘내~"라며 응원하고는 나를 지나쳐 갔다.
굽혀지지 않는 아픈 다리 끌고, 절뚝 거리며 천천히 걷는데
해는 지고 있고, 주변에 걷는 순례자는 한명도 보이질 않는다.
오늘 목적지로 정한 푸엔테 라 레이나까지 가지 않아도 좋다.
가까운 알벨르게 어디에서든 침대하나 내어준다면 자고 싶다는 마음으로 걷는다.
대략 3~4km를 걷고 마을이 나오면 그 마을의 모든 알베르게에 자리가 있냐고 물었을때에
"자리가 다찼다. 미안하다. 다른 곳으로 가봐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몇 마을을 힘들게 지나
결국 푸엔테 라 레이나에 도착했다.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호텔부터
모든 알베르게 한곳 한곳 들러 오늘 밤 잠을 잘 수있는지 물었다.
이미 모든 예약이 다 찼고 자리가 없다고한다.
호텔도 자리가 없니~
오늘은 밤바람과 이슬 맞으며 길에서 자야하나?
마지막으로 공립알베르게에 가서 사정해볼 요량으로 걸었다.
가는 길에 '여왕의 다리'(Puente la Reina) 입구에서 한국분들을 만났다.
이곳에서 3km정도 떨어진 시라우키에 숙소를 잡았으며,
6인실인데 한자리가 비었으니 같이 가자고한다.
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드디어 숙소가 해결된 한숨이다.
이분들 덕분에 노숙을 면하게 됐다.
시라우키에 숙소를 예약해주시고 저를 받아주신 한국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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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는 역사적인 도시로,
이곳에는 로마의 다리가 있는데 '여왕의 다리'(Puente la Reina)라는 뜻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다리를 도시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이 다리는 푸엔테 라 레이나의 역사적 상징이고, 큰 다리는 아니지만 이 마을에 의미와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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